엔저(엔화 가치 하락)로 일본을 찾는 해외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가운데 일본 부동산개발 업체들이 대규모 호텔 사업에 연이어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닛테츠코와부동산은 호텔 사업에 뛰어들어 5년간 400억~500억엔을 투입하기로 했다.
닛테츠코와는 그 첫번째 프로젝트로 내년 3월에 도쿄 우에노에 객실수 145실의 호텔인‘앤드히어‘를 개업한다. 최대 4인용 룸은 1박에 3만~5만엔, 6인까지 이용할 수 있는 스위트룸은 10만~12만엔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이미 예약을 받았고 80%가 외국인 고객이다.
닛테츠코와는 도쿄 신주쿠와 오사카 난바에서도 2025년 오픈할 호텔을 짓고 있다. 오사카 호텔도 숙박객의 외국인 비율이 70%를 웃돌 것으로 회사는 보고 있다.
또 다른 부동산개발 업체인 NTT 도시개발은 향후 3년간 공급하는 객실 수를 코로나19 이전보다 50% 늘릴 계획이다.
NTT 도시개발은 2024~2026년에 교토, 오사카, 홋카이도 등 3개 거점에서 총 526실의 호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회사는 싱가포르 고급 호텔인 카펠라와 미국 하얏트계 등 외국계 호텔을 유치한다. 오사카성의 역사 유산을 즐기거나 교토의 게이코나 마이코와 같은 전통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시설에 근접한 입지 특색을 살린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미쓰이부동산도 앞으로 해외를 포함해 약 1000실의 호텔을 신규로 개발해 객실수를 현재보다 약 10% 늘릴 예정이다. 휴릭도 2025년 도쿄 긴자에 고급 료칸 사업을 진행 중이다.
부동산서비스 업체인 존스랑라살(JLL)에 따르면 일본 내 호텔 투자액은 올해 1~6월에 전년동기대비 1.7배인 약 2034억엔으로 증가했다. 2019년 같은 기간(2931억엔)과 비교하면 70% 수준이지만 해외 투자 총액은 1285억엔으로 3.6배까지 불어났다.
아베 유키오 JLL 제임스 매니징 디렉터는 “엔저 국면에 더해 저금리로 대출 환경이 양호하다“며 “해외 투자머니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 호텔 및 료칸 투숙자 수는 6227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달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 중 외국인은 1034만명으로 코로나19 이전을 넘어섰다. 최근 중국인 단체 고객 관광 규제도 풀린 만큼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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