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한인 사업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특별한 이벤트가 일본에서 열린다. 월드옥타가 주최하는 ‘세계대표자대회’가 오는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도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혁신 기업가로 불리우며 무역현장에서 직접 뛰는 성공한 글로벌 한상들은 어떤 시각으로 지금의 무역 경제 상황을 바라볼까? 파이낸셜뉴스재팬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글로벌 코리안들을 만나보고 그들의 성공 요인은 물론 재외동포 무역의 현주소와 과제들에 대해 직접 들어보는 <특별기획 글로벌 코리안>을 마련했다. 첫번째 시간은 치바 한인회장을 역임한 전정섭 대표를 만나 보았다. 다음은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운영 중인 기업에 대해 간략히 소개해 달라
25년 전에 설립한 종합무역상사와 7년 전에 새로 시작한 돌봄 서비스인 개호 전문 인력 파견회사를 아이치 현과 치바 현 그리고 동경에서 운영 중입니다. 코로나로 조금 위축된 상태이긴 하나 아직까진 큰 어려움 없이 잘 꾸려오고 있습니다.
▶사업의 첫 시작은 어떠했나? 어떤 전략을 가지고 시작했나?
파견 회사 중심으로 말씀 드리자면 첫 출발은 물류창고에 인력을 파견하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개호 사업에 일손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과 앞으로도 수요가 많이 늘어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겨 돌봄 서비스인 개호 파견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전략이라고 할 수있을진 모르겠지만 파견 직원들의 갑작스런 지각과 결근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처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답은 네, 아니오로 정확한 의사표현을 하게 했고 본인의 청결 상태는 물론현장의 청결상태에 대해서도 누가 얘기하지 않더라도 솔선해서 깨끗이 하도록 지시를 내렸습니다. 현장에서의 인간관계에 대한 트러블은 크레임 담당을 배정해 , 당사자 간의 격해질 수 있는 감정싸움을 배재 시켰습니다. 이런 전략이 거래처의 현장 관리자들로부터 좋은평가와 신뢰를 얻게 되어 지금은 저희 회사에서 추천하는 파견 사원에 대해선 서류 면접만으로 채용을 해주는 곳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기업 운영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인가? 과거에 어려웠던 경험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기업운영에 있어 힘든 점은 너무나 많습니다. 경영 전략을 수립해가는 과정부터, 인재채용과 사원육성교육 등등. 경영자라면 누구나가 겪는 고충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게 있어 제일 힘들었던 것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되는 원칙을 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저희와 같은 인력 파견 회사의 제일 큰 자산은 사람이니까요. 일을 하다 보면 좀 더 신경이 쓰이는 사원도 있고 가만두어도 알아서 잘 하는 사원이 있습니다. 똑같은 과실을 범했을 때 다른 처우를 하는 모습이 사원들의 눈에 비추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아마도 회사에 대한 신뢰도나 충성도가 많이 떨어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해서 누구만 특별히 챙겨준다거나 하는 일이 없도록 사칙을 정하고 그 원칙에 준해 모든 일을 공평히 결정해 나가는데 힘쓴 것 같습니다. 자잘한 문제가 조금씩 있었지만 지금은 원칙에 준해 별탈 없이 모두들 잘 따라와 주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이 초기단계에서 특히 해외사업을 성공하기 위해 특히 준비해야 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의 특성이나 경쟁사・문화・법률 등의 기본적인 시장조사와, 제품이나 서비스가 해당 시장에 적합한지를 우선 평가해 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그리고 나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인력을 뽑아 해당 국가에 맞는 사원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의 중소기업들이 일본 또는 세계 각지의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려면 경쟁력 있는 제품 확보가 필수적인데 어떠한 전략이 중요한가? 또 제품 확보와 관련된 노하우나 자신만의 방법이 있다면?
항상 시장을 집중해서 관찰하고 트랜드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시장에서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제품에서 힌트를 얻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모방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니까요. 그러나 찾아낸 제품에 사용성과 편의성을 고려한 디자인 전략과 고객의 만족도를 올리기 위한 품질관리까지 더해 진다면 충분히 경쟁 우위에 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수출하고자 하는 품목이 상품이 아닌 서비스 사업의 영역의 경우, 이들 기업이 해외진출을 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조언을 한다면?
제품이 서비스의 영역이라면 더더욱 그 지역에 맞는 시장조사 즉, 진출하고자 하는 시장의 특성이나 경쟁사・문화・법률 등의 기본적인 시장조사를 철저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세서와 품질 관리를 통해 서비스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고객 만족도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노력을 해야할 것입니다.


▶코로나 종식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 앞으로 경제 전망을 어떻게 보고 있나? 기업 운영에 유리한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보는지?
일본의 경제 전망을 놓고 보자면 최근 3, 4년 줄어들었던 도산률이 작년 연말을 기점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이야기이겠죠. 특히 일본 기업의 85%를 차지하는 20인 이하의 소규모 기업의 도산률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중소 기업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기본 방침을 세우고 사업 재구축 지원사업 등의 공적 지원 자금을 늘리고 있어 2024년 이후부터는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리한 자금 투입으로 서둘러 반전을 꾀하기보다는 정부 보조금을 잘 이용한 알뜰 경영으로 조금시간을 가지고 움직이는 편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격변하는 세계 정치, 경제 질서로 한국 경제가 현재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한상들의 상황도 마찬가지 일 것으로 생각되는데 현장에서는 어떤 분위기인가?
전 세계의 경쟁상황이 좋지 않은데 우리만 피해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특히 많은 韓商들이 무역업과 요식업에 종사하는 상황에 컨테이너의 부족과 제품 원가 상승 등으로 다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얘기를 제 주변에서도 가끔은 듣고 있습니다. 그러나 맨몸 하나만 가지고 무작정 바다를 건너와 오늘이 있게 한 그들입니다. 적어도 제 주변 분들은 ‘고까지 것 이겨낼 수 있어’라는 마인드로 으싸 으싸 분위기입니다. 韓商들 그리 쉽게 쓰러지지 않습니다.
▶무역 활성화를 위해 한국 정부 혹은 월드 옥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역 활성화 전략을 양방향으로 진행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정부나 공기관 주도의 수출상담회 등은 지금처럼 계속해서 실시하면서, 현지 기업이 지정하는 한국의 기업이나 상품을 연결해주고 일정 부분 자금까지 지원해주는 현지화 지원 사업도 함께 진행해 주었으면 합니다. 심사 기준을 엄격히 하고, 신청한 현지 기업을 믿고 적절한 지도와 보고를 받으면서 진행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 입니다. 제 경험에 비추어 말씀드린다면 어떤 일이든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이 제일 열심히 합니다. 당연히 결과물도 좋습니다.
▶코로나 시기 한인회장으로 어려움이 있었다면?
전 세계의 한인 회장님들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보냈을 것으로 짐작이 갑니다. 다행히 지바지역 한인회는 당시 일본한국인연합회 중앙회의 구철 회장이나 주식회사 산옥스의 이옥순 대표 등으로부터 코로나 진단키트 등의 지원을 받아 회원들에게 나누어 줌으로서 지바지역 한인 사회의 코로나 확산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고가로 판매가 가능한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양을 무료로 나누어주신 덕분에 남은 진단키드는 치바현 이치가와시 소재의 17개 중학교에 기부함으로써 재일본치바한인회의 위상을 올리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두 분을 포함한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많은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몇 가지 행사에 대한 공약을 내걸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규모를 축소하거나 중지 함으로서 회원 분들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점이 못내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행이 회원 분들이 많이 도와주신 덕분에 재정적으로도 조금의 여유가 생겼고 인지도도 좋아진 것 같아 스스로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재일본지바한국인연합회 차기 양미영 회장님께서 알뜰히 한인회를 잘 끌어나가시는 것 같아 너무 감사하고 , 앞으로의 치바 한인회에 대해서도 많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유학생 초기 연합회서 오랫동안 활동하셨다 이 자리를 빌어 당시의 회상과 현재의 유학생 연합회에게 하고자 하시는 말씀이 있다면?
1996년에 재일본한국인유학생연합회의 회장으로서 동분서주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저는 15대 회장을 역임했었는데 이번에 동경 대학 대학원에 재학중인 목승원 학생이 42대 회장을 맡게 되었다고 합니다. 몇 년 전에 타계하신 유학생연합회의 초석을 다지신 정동호 회장님이 계셨다면 정말 기뻐하셨을텐데 함께 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우리 세대는 민주화 운동의 끝자락의 경험과 IMF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은, 혼돈의 시간을 경험한 세대입니다. 참으로 암울했고 살길을 찾아 밖으로 나갈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유학생들은 IT산업을 기반으로 선진국에 올라선 대한민국을 발판으로 세계로 도약하려는 원대한 꿈을 가지고 바다를 건너고 있습니다. 그런 유학생 후배들에게 당부의 한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세상은 자신이 원하고 노력한 만큼만 다가와 줍니다. 원대한 꿈과 목표를 설정했으면 포기하지 말고 뚜벅 뚜벅 그냥 앞으로 묵묵히 걸어가세요. 저는 살아가면서 꿈과 목표가 없는 사람이, 꿈과 목표를 달성했다는 얘기를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처음 인터뷰 의뢰를 받았을 때 성공한 기업인도 아닌 제가 이 인터뷰 요청을 받을 자격이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마음은 있어도 감사의 인사 말씀을 드리지 못한 분들에게 인사도 전하고, 인터뷰에 응하면서 제 자신 새로이 각오를 다지는 시간이 된 것 같아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부터 재일본한국인골프협회 회장직을 맡게 되었습니다. 골프라는 스포츠를 통해 한인사회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어쩌면 관심밖에 놓여진 교민을 어우를수 있는, 한인사회의 모범이 되는 단체로 키워나가려 합니다. 일본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려는 한국의 신예 골프투어프로들이나 매년 일본에서 열리는 장애인골프대회의 한국 선수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한일 친선 클럽 챔피언 대항전 등을 통해 새로이 물길을 트려하는 한일관계의 가교 역할을 하려합니다. 지금까지처럼 여러 선・후배님들의 성원과 지도 부탁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