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4분기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기보다 2.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4분기(3.0%) 이후 11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수출회복에 따른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상승에 따른 것이다.
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4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로 2.1%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로 1·4분기(-1.3%)와 2·4분기(-3.2%)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데 이어 두 분기만에 반등이다. 설비투자(+1.4%포인트)와 건설투자(+0.5%포인트), 민간소비(+0.1%포인트) 등이 상향하면서 속보치 대비 0.2%포인트 상향 수정됐다.
박성빈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내수 성장 기여도가 -1.4%로 마이너스 반전했지만 수출 성장기여도가 전분기 마이너스에서 순수출 3.7%, 재화와 서비스 수출 5.6% 등으로 큰 폭 플러스 성장했다“며 “GDP디플레이터도 상승폭을 확대한 가운데 교역조건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민간소비는 코로나 재확산에 음식과 숙박 등 서비스가 줄었으나 식료품 등 비내구재가 늘어나면서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 추석 고향방문 자제로 선물구입이 늘고 전자제품 판매지수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와 기계류가 모두 늘어 8.1% 증가했다. 반도체제조용 기계와 평면 디스플레이 기계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운송용 상용차 구입도 증가한 영향이다. 수출은 자동차, 반도체 등이 늘어 16.0% 증가하고, 수입은 원유, 화학제품 등이 늘어 5.6% 증가했다.
국내외에서 벌어들인 임금, 이자, 배당 등 모든 소득을 합친 실질 국민총소득(GNI)도 전기대비2.5% 증가했다. 국민소득에 영향을 주는 모든 물가요인을 포괄한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동기대비 2.0% 상승했다.
올해 국민총소득 규모는 원달러 환율과 인구증가율 등을 감안할 때 3만1000달러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부장은 “수출이 10월과 11월 모두 5% 성장중으로 오는 4·4분기에도 수출과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성장이 기대된다“며 “올해 한은 성장률 전망치인 -1.1%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에도 코로나19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코로나 백신 상용화로 세계 경제가 반등세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연지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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