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年 12月 月 07 日 木曜日 9:43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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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평단 모두 사로잡은 봉준호… 세계는 봉하이브 신드롬

아카데미 4관왕 의미·기대효과
봉준호만의 고집스러운 독창성
작품 안팎서 위트있게 풀어내
봉도르·제시카 징글 등 신조어
오마주 포스터·굿즈까지 열풍

“한국 영화사의 전무후무한 결과이자 큰 영광이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기생충’의 사상 첫 아카데미 4관왕을 두고 이같이 평가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2019년)이 10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외국어영화상) 등 4개의 트로피를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한국 영화가 아카데미 후보에 지명된 것도, 수상에 성공한 것도 사실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기생충’은 외국어영화로는 처음으로 작품상을 받아 오스카 영화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기생충’ 가장 이상적 성공사례

전양준 위원장은 “세상에서 가장 만들기 힘든 영화가 바로 관객과 영화 전문가 모두를 만족시키는 영화”라며 “‘기생충’은 세계 모든 감독이 꿈꾸는 그 두 가지를 모두 겸비한 영화로 가장 이상적인 성공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는 “박찬욱, 이창동, 김기덕의 뒤를 이을 감독이 누구인지 뚜렷한 답을 찾지 못하던 중 봉준호가 일을 냈다”며 “프랑스와 유럽 비평계의 젊은 세력은 일찍부터 봉준호에 주목했다”고 짚었다. “칸이 ‘살인의 추억'(2003년)을 경쟁부문에 초청하지 않은 걸 치명적 실수라고 여겼다. 봉준호가 ‘설국열차’ ‘옥자’로 화제 몰이에 성공했으나 비평가들의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다 ‘기생충’으로 ‘살인의 추억’을 뛰어넘고 한국 영화의 저력을 입증했다.”

전혜정 런던아시아영화제 위원장은 “세계 영화계에서 봉준호의 인기는 3~4년 전부터 체감됐다”며 “넷플릭스 영화 ‘옥자’의 이슈몰이가 봉준호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한몫했다”고 평가했다.

■”작품의 힘에 오스카 캠페인 효과”

미국의 설문조사기관인 컴스코어에 따르면 ‘기생충’은 다른 아카데미 후보작과 달리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다. 홍수경 영화 칼럼니스트는 “특히 Z세대와 밀레니얼이 재밌게 본 영화”라며 “막판까지 작품상을 놓고 경쟁했던 ‘1917’은 영화 자체는 훌륭하지만 중장년층이 선호하는 영화라는 인식이 있다”고 비교했다. 미국 뉴욕에 거주하는 그는 “‘기생충’ 개봉 전후 링컨센터시네마테크에서 한국 영화(1996~2003년) 회고전을 했는데 이때 봉준호의 ‘살인의 추억’이 연일 매진됐다”며 “긴 줄에 놀랐지만, 20대가 많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의 투자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8월 ‘기생충’이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상 한국 후보로 확정되면서 본격적인 오스카 캠페인을 전개했다. 비영어·비할리우드 영화인 ‘기생충’이 올해 오스카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CJ엔터테인먼트 측은 ‘평단과 관객을 가리지 않는 작품에 대한 높은 만족도’ ‘공격적 프로모션을 통한 개봉 전 이슈화 성공’ ‘감독·배우 동반 참여를 통한 캠페인 효과 극대화’ ‘봉준호 감독의 매력적인 입담’을 성공요인으로 꼽았다.

■”한국 영화산업의 역동성에 주목”

봉준호 파급효과는 ‘봉하이브'(BongHive)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온라인에서 자신들을 봉준호를 추앙하는 벌떼로 지칭한 이들은 칸영화제에서부터 존재를 알리며 ‘봉도르’ ‘제시카 징글’을 인기 키워드로 만들었고, 기념 티셔츠부터 오마주 포스터까지 팬굿즈 제작에도 열성이다.

세계 영화산업계에서도 ‘기생충’ 컨벤션 효과(특정 이벤트 직후 관심도가 커지는 현상)가 감지되고 있다. CJ엔터테인먼트 측은 “‘기생충’ 신드롬 이후 해외마켓에서 한국 영화에 대한 바이어들의 관심이 부쩍 높아졌음을 체감한다”고 밝혔다.

전양준 위원장은 “‘기생충’을 계기로 한국 영화에 대한 관심이 제고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선댄스영화제에서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 ‘미나리’가 심사위원대상·관객상을 받았고,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상태”라며 “한국 영화 강세현상이 지속·가속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혜정 위원장은 “봉준호는 더 유명해질 것”이며 “이번 오스카 캠페인을 통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경험을 축적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파이낸셜뉴스 신진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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