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
국내경기 부진하고 저물가 지속 통화정책 완화 기조는 유지할 것
내년 중반부터 우리 반도체 수출이 회복될 것이라는 한국은행 분석이 나왔다. 내년 상반기부터 반도체 단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구매를 미뤄왔던 수요업체들이 활발히 구매에 나설 것으로 기대됐다.
그럼에도 국내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완만하고 물가상승 압력도 낮을 것으로 예상됐다. 한은이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그러면서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대규모 자본유출 발생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을 내놨다.
12일 한은이 발간한 ‘2019년 12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는 “전 세계 메모리 경기와 우리 반도체 수출은 내년 중반경 회복국면에 들어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은 메모리반도체 경기가 비수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로 돌아서는 국면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 근거로 한국은행은 최근 메모리반도체 단가의 하락폭이 둔화됐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D램(8Gb 기준) 고정가격은 지난 8월 이후 하락폭이 크게 줄었으며 낸드플래시(128Gb 기준) 고정가격은 7월 이후 상승했다. 주요 시장기관들도 내년 상반기 중 메모리 반도체 단가가 상승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경기를 미리 가늠할 수 있는 제조용 장비업체 매출액도 최근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세트 업체들의 메모리 수요도 회복되고 있다. 보고서는 “메모리 단가 하락세가 둔화됨에 따라 그간 반도체 구매에 소극적이었던 서버부문 IT업체들이 데이터센터 서버용 반도체 구매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수년간 감소세를 지속해온 개인용컴퓨터(PC) 출하량도 올해 2·4분기 이후 증가로 전환됐다”고 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도, 내년 국내 경제 성장세는 여전히 완만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한은은 내다봤다. 특히 계절적 변수를 배제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낮은 오름세를 보이다가 2021년부터 점차 높아질 것으로 관측됐다. 이를 감안해 한은은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과 10월 각각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낮춰 현재 연 1.25%로 운용하고 있다.
가계대출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고 대규모 자본유출 발생 가능성도 낮다는 한은 분석이 통화정책 완화 기조에 힘을 실었다. 한은은 “앞으로 가계대출 및 개인사업자대출은 증가세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금리를 낮추면 대출은 늘어나기 마련이지만,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이 증가세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파이낸셜뉴스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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