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와 관련해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에 군함 파견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한국 정부의 대응이 외교·안보 현안으로 부상했다.
15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이 묶인 한국 선박 보호를 위해 아덴만에서 작전 중인 청해부대를 투입할지 여부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일본, 영국, 프랑스, 중국 등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에게 군함 파견을 촉구했다. 그는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미국과 함께 함정을 보내야 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이 더 이상 위협받지 않도록 국제사회가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3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김민석 국무총리와 회동한 이후 공개적으로 나온 것으로, 그동안 공식적인 파병 요청이 없었다는 한국 정부 입장과 달리 사실상 공개 압박에 가까운 메시지로 해석된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한국 선박 약 20척이 해당 해역에서 이동에 제약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국군은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직접 배치된 전력이 없는 상황이다.
다만 해군 청해부대가 구축함 1척과 병력 약 300명 규모로 소말리아 아덴만 해역에서 활동 중이다. 청해부대는 해적 퇴치와 상선 보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호르무즈 해협까지 이동하는 데는 약 3~4일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해부대는 과거에도 호르무즈 해협 관련 작전에 투입된 사례가 있다. 2020~2021년에는 작전 범위를 한시적으로 확대해 호르무즈 인근까지 활동했다. 2021년 1월 이란 혁명수비대가 한국 선박을 나포했을 당시에는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이 현지로 급파된 바 있다.
일본 역시 대응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는 자위대 함정 파견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오는 18일부터 4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회담에서 자위대 파병 문제가 논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미국 국무부의 마이클 디솜브리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며 이란 사태 대응과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외교부는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한국군 파병 요청은 없었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군함 파견을 요구하면서 한국 정부는 동맹 공조와 중동 정세, 국내 정치 부담 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선택지에 놓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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