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해외 생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관세는 4월 2일부터 발효되며, 3일부터 본격 징수된다.
이 조치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지난해 전체 자동차 수출 708억 달러 중 절반에 가까운 342억 달러를 미국에 수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로 연간 1000억 달러의 세수를 예상하고 있으며, 2년 내 6000억~1조 달러 수입을 자신하고 있다.
이번 관세 부과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하고 있다. 백악관은 “과도한 수입이 국내 자동차 기반과 공급망을 위협해 안보를 해친다”며 1962년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동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미국에서 사업만 하고 많은 것을 가져간 국가들에게 책임을 묻는다”며 “우방이든 적국이든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산이 아닌 모든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많은 외국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에 공장을 가지고 있지만 활용도가 낮다. 그들은 더 저렴하고 빠르게 공장을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세는 완성차뿐 아니라 엔진, 변속기, 파워트레인, 전장 부품 등 핵심 부품에도 적용된다. 공급망 전반에 충격이 예상되며, 미국 내 생산 차량도 수입 부품 비중이 높아 타격을 피하기 어렵다.
뉴욕타임스는 “부품에 대한 관세는 공급망 혼란, 생산 차질, 해고로 이어질 것”이라며 자동차 산업 전반의 충격을 경고했다. 백악관 피터 나바로 선임보좌관도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의 25% 미만만이 미국산 부품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미국 방문이 실질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나, 부품의 상당 부분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관세로 인한 이중 타격이 불가피하다. 업계 안팎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정치·외교적 차원의 대응에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외에도 의약품, 목재 등 수입산 품목에 대해 추가 관세를 예고했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고 있지만, 트럼프의 일방적인 관세 정책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4월 2일부터는 국가별로 상호관세도 도입될 예정이며, 대미 무역 흑자가 큰 한국은 주요 대상국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품목별 관세와 상호관세가 중복 적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관세 철회 가능성에 대해 “이것은 100% 영구적인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