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법과 민사소송법 분야의 일인자로 알려진 이시윤(李時潤) 전 감사원장이 별세했다. 향년 89세. 이 전 감사원장은 초대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서 헌법재판소의 초기 이론적 기틀을 세우는 데 큰 공헌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1935년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1958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하여 판사로 임관했지만, 이후 서울대 등에서 6년간 교수로 활동하며 학문적 토대를 다졌다. 1982년 집필한 ‘민사소송법’ 교과서는 이후 ‘신민사소송법’으로 개칭되며 독보적인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특히, 독일의 민사소송법 이론을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해 이 분야의 ‘탈일본화’를 이끌었다.
1988년 이일규 대법원장의 지명으로 초대 헌법재판관이 된 이 전 감사원장은 헌재의 각종 결정 양식, 예컨대 ‘한정 합헌’ 개념을 도입하며 헌재의 결정 구조를 발전시켰다. 또한, 검찰의 불기소 결정도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포함시키기 위한 논리적 근거를 마련해 권리구제형 헌법소원의 기틀을 세웠다.
1993년 7월, 전두환 정부 시절의 국제그룹 해체 사건의 주심을 맡아 사기업 해체가 부당한 공권력 행사로 위헌임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후 김영삼 정부에서 제2대 감사원장에 임명되어 공직에 큰 족적을 남겼다.
유족으로는 아들 이광득(광탄고 교장) 씨와 이항득 씨, 며느리 김자호·이선영 씨, 손녀 이지원 씨(초등교사)와 손녀사위 류성주(서강대 교수) 씨가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되었으며, 발인은 12일 오전 8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