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총재와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이 18일 최근 급격한 엔저(달러 대비 엔화가치 하락)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사실상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놨다.
구로다 총재는 이날 일본 중의원 결산행정감시위원회에 출석해 “엔저는 기본적으로 (일본경제에)플러스 요소“라는 기존 일본은행의 입장을 언급하면서도, “과도하고 급속한 엔저가 경제에 마이너스로 작용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한국 금융통화위원회 격) 뒤 “엔저가 전체적으로 경제와 물가를 견인, 일본 경제에 플러스로 작용하는 기본 구조는 변함이 없다“고 사실상 ‘엔저 용인‘ 발언을 내놨던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가치(엔·달러 환율)는 오전 9시26분 달러당 126.77엔까지 하락하며, 2002년 5월 이후 20년 만에 최저(환율 상승)를기록했다. 구로다 총재의 환율 급등에 대한 경계성 발언이 나간 후, 일시 126.27엔대를 가리키기도 했으나 오후들어 다시 126.65엔대에 거래가 진행됐다. 미일간 금리차 확대로 투자자들이 달러 상품으로 갈아타기에 나서면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움직임이 한층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달러당 엔화가치는 올해 130엔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도 같은 자리에 참석해 “급속한 환율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근 엔저 진행을 포함해 외환시장의 동향과 일본경제에의 영향을 확인해 긴장감을 느끼며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등의 통화당국과 밀접한 의사소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즈키 재무상은 오는 20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에 참석하며, 별도의 미일 재무장관회담도 가질 예정이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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