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주자에서 국악의 저변을 확대 하고 더 나아가서는 세계적으로 국악을알리고 싶다는 ‘해금여제’ 모선미씨를 만나 보았다. 다음은 모선미씨와의 일문일답.
–어떻게 힐링의 연주자가 되고자 했는지?
음악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습니다. 저는 어렸을 적에는 의사가 꿈이었어요. 그러다가 중학교때 교회 반주를 시작으로 음악을 하게 되었는데 정말 나에게 잘 맞는 거 같았죠. 피아노 반주외에 음악에 관한 거라면 다 하려고 했었고 그러다가 해금이라는 악기에 매료되었어요. 17살 예고를 들어가서 시작했으니 조금은 늦은 나이었지만 그 만큼 열정이 있어서 그런지 습득력이 빨랐죠.예고에서 같은 전공으로 대학을 가서 졸업 후 다들 진로 걱정을 할 때 저는 KBS국악관현악단에 입사를 해서 나름 탄탄대로라고 생각을 했었던 거 같아요.
그럴 것만 같은 인생 또 한 롤러코스터를 피할 순 없더라구요! 30대에는 정말 나름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고 인생의 굴곡을 다 맛 보았던 거 같아요. 개인적인 일이라 다 표현되지 않지만 한 가지 예를 들면 손의 마비가 오는 증상으로 한동안 해금의 줄이 느껴지지 않았던 거 같아요. 그때도 평정심을 찾으려 엄청나게 노력했던 거 같은데 마음의 여유가 오지 않아 온갖 방법을 다 써 보았고 결국은 음악이더라구요. 오히려 음악을 많이 들으려고 했어요. 혹시 손이 다 나았을 때를 대비해서 내가 하고 싶은 음악에 대한 갈망을 더 키웠죠.
국악의 전통성에서 이렇게 저렇게 더하고 빼기를 계속 해봤던 거 같아요. 다른 장르와의 조합을 통해 다양성을 추구 하고 싶었어요. 해금이라는 악기가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유로울까? 해금이 개량되지 않은 이유에서도 여러 가지 궁금증을 갖었는데 악기의 매커니즘이 신비할 정도고 미래적인 악기였다는 것이 이유였죠.

해금의 전통적인 음색이 다른 악기와 조합이 잘 되는 이유는 결국은 전통에 더하기를 한 음색과 폭넓은 음계가 조화롭기 때문인거 같습니다. 저는 제 마음을 치유하고자 해금 CCM 음반을 내어서 개인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지금은 우리나라에 있었던 지난 아픔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광주5.18이라던지 제주 4.3과 같은…결국은 같은 나라에서 화해와 상생이 필요한 곳들에서 해금이 주는 애절함 때문인지 해금이 소리가 울려퍼질 때 강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할까? 막 울고 나면 가슴 한편이 뻥 뚫린 듯이 말이죠. 고통이 있는 곳에 치유가 있기 마련이라고 생각해요. 그러한 곳들에서 제 연주를 찾아주었기도 했고요.
사회에서는 민주평통 청년분과위원장을 맡아서 남북한 분단의 아픔 그리고 앞으로의 과제들을 배우기도 하는데 이것 또한 앞으로의 상생의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문화적으로 교류할 때 남북한의 마음은 하나로 아름다운 나라를 지향하고 있고 음악이나 체육을 통해서 나누는 기쁨은 서로가 말하지 않아도 느낀다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힐링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힐링은 서로를 통해 느낀다는 점과 내가 연주를 하고 대중들과 교감한다는 점 때문에 해금이라는 악기에 감성을 더 했고 그 감성들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 것 같습니다.
*국악의 세계화는 어떻게 하려고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우연히도 외국에서 연주 할 일이 조금 많아졌어요. 재즈연주자들과 협업 그리고 전통음악 대중음악까지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는 작업이 많아졌죠.
카네기홀에서의 영어 판소리와의 협업, 캐네디센타에서의 피아노와 독주 그리고 미국 여러 곳에서의 재즈, 대중음악 연주들은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연주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제가 느낀 점은 교육의 중요성입니다. 공교육에서 배우는 국악은 아직 한정되어 있고 사실 국악기의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해금이 두 줄이라는 것도 제가 직접 연주를 하면서 설명해야 아는 실정이니만큼 교육의 깊이가 아직 내 나라에서도 부족하다는 점이 안타까운 심정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인들이 외국에서는 한국문화를 전파하기 위하여 국악기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민 2세 3세 들에게 고국 문화를 잊지 말라고 하며 오히려 역으로 국악을 연주하는 일도 많았고 자연스레 있는 한국적인 감성을 찾아주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전통성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로 그들에게 쉽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이미 익숙해진 팝, 실용음악, 재즈와의 접목을 통해서 여러 가지 구성을 하며 퓨전이라는 것을 통해 대중성을 좀 더 강조한 음악들을 주로 연주하죠.
저는 지금 현재 퓨전 국악연주단 모모랜드 대표이자 기획자이며 때로는 솔리스트로 활동 중이고 KBS국악관현악단 21년차 연주자로써 앞에서 말했듯이 국악의 세계화를 꿈꾸고 있습니다.
예술가로 가는 길목에 서 있는 현재 이 시점에서는 어떤 색을 굳이 나타내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도화지에 그 빛을 그리면 그 색이 나타나듯이 여러 가지 모든 색깔을 다 그려내려고 합니다.
지금 가장 핫한 BTS는 세계적인 가수가 되었습니다. 그들만의 색깔로 열광하게 했으며 한국얼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도 한국어로 된 가사를 외어서 부를 만큼 문화의 역량은 크죠. 그렇듯 정말 좋은 연주는 사람의 마음을 울릴 수 있습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최고의 연주는 인종을 떠나 세계를 하나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술가로써 앞으로 계획은?
모든 예술은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융합컨텐츠는 예술을 묶는데 전문성과 다양성을 고루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하고 있는 퓨전연주는 물론이고…미술, 무용, 성악 등 모든 장르에서 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히스토리를 만들고 역사적인 가치 있는 일에 제가 참가한다면 더욱 좋겠어요.
앞으로 2집 앨범 제작이 남았고, 큰 연주들이 앞에 있는데 8월에는 한러수교 30주년 연주에 참가도 해요. 이러한 일들이 제게는 아주 소중하죠.
미래의 비젼은 현재의 노력도 상당히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 현재 비록 제가 작은 티끌이지만 그 티끌의 가치는 언젠가는 빛이 날꺼라 생각되어지고요. 차곡차곡 하나씩 이루려고 합니다. 미래는 꿈꾸는 자의 몫이니까요.
본인을 어떠한 연주자로 생각하는지? 자신의 자랑을 몇 글자로 표현한다면?
감성이 그대로 해금에게 전해지는 연주자, 그리고 아주 dignity한 연주자(이건 연주자로써 좋게 봐주신 분들이 지어준 네임들입니다). 쑥스럽지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공연문의 SM 월드뮤직 (01025577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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