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되면서 개강일은 2일에도 서울 주요 대학가는 학생들을 찾기 힘들었다.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거리가 한산하다. 사진=윤홍집 기자
대학가 상권이 개강일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서울 주요 대학들이 비대면 중심의 강의를 진행하면서 학생들의 발길이 끊긴 탓이다. 상인들은 텅 빈 거리를 가리키며 “방학이나 개학이나 다를 바가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비대면 강의에 무너진 상권
2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인근 대학가는 개강일임에도 한산한 분위기였다. 연세대와 이화여대, 서강대 앞 거리에는 가방을 멘 학생들이 눈에 띄었으나 그 수가 많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대면강의가 줄면서 캠퍼스를 방문할 이유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비대면 강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건 인근 상인들이었다. 개강과 동시에 대학가 거리를 메우던학생들은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단골이던 학생이 후배를 데리고 오고, 그 후배가 다시 단골이되는 ‘흔한 풍경‘도 모두 옛 것이 됐다.
거리에는 상가 공실만 늘었다. 모처럼 캠퍼스를 방문한 일부 학생들이 사라진 매장을 보고 놀랄 정도였다. 이대 앞 액세서리 가게들은 저마다 ‘코로나 세일‘이라는 푯말을 붙여놨으나 손님은 없었다. 공강 시간마다 학생들로 가득 찼다는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도 자리가 남는 건 마찬가지였다.
이대 앞 한 카페 직원 20대 유모씨는 “방학보다는 조금씩 나아지겠지만 평년 수준의 매출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거 같다“며 “공실이 늘고 있는데 우리 입장에선 커피 한 잔씩 사 먹는 손님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 앞에서 39여 년간 인쇄소를 운영해온 60대 이모씨는 “수업 전에 교재를 제본하고 과제물을 출력하던 학생들이 모두 없어졌다“면서 “비대면으로 수업을 하는데 누가 학교 앞까지 와서 인쇄물을 출력하겠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 장사도 모두 공치게 생겼다“고 한숨을 쉬었다.
■현실화된 ‘공실‘ 우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신촌 상가의 공실률은 10.3%로, 2019년 동기 대비 5.2% 올랐다. 2·4분기까지만 해도 7%대를 유지했지만 장기화된 ‘코로나 보릿고개‘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인근 상권인 홍대·합정도 공실률이 전년 동기대비 8%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대학가 공인중개소 관계자들은 공실률은 한동안 증가할 추세라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유행이종식될 때까지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대 인근 자영업자 70% 이상은 권리금도 없이 가게를 내놓은 상태라고 전해졌다. 계약기간이 끝나면 쫓겨나듯 가게를 빼야할 곳이 많다는 설명도 있었다.
원룸과 하숙집도 계약되지 않은 곳이 태반이다. 지난 방학기간 동안 수요가 없어서 커졌던 ‘빈 방우려‘는 결국 현실화가 됐다. 해외에서 입국한 유학생이 줄면서 새로운 계약자는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신촌 인근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하숙하겠다는 사람이 줄을 서서 계약 대기자까지 있었다“면서 “올해는 방값을 내려도 절반밖에 차지 않을 정도로 힘들다“고 전했다. 그는 “다른 원룸이나 하숙집 주인들도 모두 같은 상황“이라며 “적자만 쌓여서 폐업하고 싶어도 계약기간이 남아있어서 억지로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파이낸셜뉴스 윤홍집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