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年 6月 月 01 日 木曜日 5:02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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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선진국들, 일본 반면교사 삼아 구조조정 서둘러라”

인구 고령화에 성장 둔화 겹치면
‘잃어버린 30년’ 처지 직면할수도
1990대 이후 닛케이 ‘지지부진’
美도 수익성 하락에 침체 가능성

일본의 장기침체인 ‘잃어버린 30년’을 피하려면 구조조정을 서두르고, 일본의 정책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권고했다.

WSJ은 이날 미국은 일본과 어떤 면에서는 공통점을 갖고 있고, 또 다른 면에서는 다르기도 하지만 인구 고령화부터 경제 성숙에 따른 성장둔화에 이르기까지 그 씨앗을 갖고 있다면서 서둘러 대응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자 나라들 모두가 일본처럼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는 것이 WSJ의 지적이다.

■ 선진국, 숙명 피할 수는 없다

미 자산운용사 뉴버거 버먼의 주식부문 사장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조셉 아마토는 “성숙단계에 들어선, 고령화 역풍에 직면한 선진국들은 많은 면에서 일본이 지난 수십년간 겪고 있는 것과 같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는 거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1991년 자산거품이 터지면서 뒷걸음질치기 시작한 일본은 아베 신조 총리가 경제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겠다며 야심차게 시작한 ‘세개의 화살’ 정책에도 불구하고 아직 뚜렷한 회복세는 없는 상태로 ‘잃어버린 30년’을 마감하고 자칫 ‘잃어버린 40년’이 될 처지가 됐다.

1989년 12월 29일 3만8915.87을 찍으며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도쿄 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아베 총리 집권 뒤 증시가 상승세를 탔다고는 하지만 30년이 지난 지금 닛케이 지수는 여전히 당시 사상최고치에 비해 40%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국에서도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이 숨어있다. 비록 뉴욕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경기침체, 세계금융위기를 딛고 지난 30년간 800% 폭등하며 모든 악재를 헤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미국 역시 일본처럼 고령화, 소수 대기업에 경제력 집중과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 수익 하락에 고령화 겹쳐

경제성장이 성숙 단계에 들어서 더 이상 고도성장이 불가능해지면 이전 같은 고수익 또는 최소한 적정 수준의 수익을 가져다 줄 투자 대상을 찾기가 어려워진다. 여기에 고령화가 겹치면 상황은 더 복잡해진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글로벌 전략가 닐 드웨인은 “경제 성장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수용 가능한 정도의 수익을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얘기라면서 수익성 하락이 일본식 침체를 부를 가능성을 우려했다. 미국 경제는 경기침체 우려에서는 벗어났지만 둔화세는 피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기업실적도 감세에 따른 반짝 증가세 뒤로는 지지부진하다. 생산성 증가율도 2000~2007년 평균 2.7%의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다. 2007~2018년 연 평균 생산성 증가율은 1.3%로 반토막났다.

CIBC 프라이빗 자산운용의 데이브 도너비디언 CIO는 3% 생산성 증가세 복귀는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이는 인구 고령화에 직면한 연기금에 심각한 문제가 된다. 연금 수급 대상자는 빠르게 늘어가는 반면 주식, 채권 투자 수익은 이전에 비해 형편없이 낮아져 연기금들이 자금 부족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금으로 생활해야 하는 은퇴자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일본 금융청은 지난해 6월 보고서에서 은퇴를 대비해 연금 외에도 추가로 부부가 최소한 18만5000달러 저축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일본과 유럽은 경기둔화 충격을 줄이기 위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지만 부작용이 서서히 나타나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상태다. 마이너스 금리는 만병통치약이 아닌데다 마약처럼 일단 시작하면 쉽게 끊기 어렵다는 것이 일본과 유럽의 사례에서 뚜렷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를 장기적으로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좀비로 만들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뉴버거버먼의 아마토는 2007년에 비해 통화정책 탄창이 많이 비어있다면서 “재정측면의 지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알리안츠의 드웨인은 일본은 정책 대응 실패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는 ‘사례 연구’ 자료라면서 “일본은 우리가 구조개혁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를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뉴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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