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상하이에서 개막한 제2회 중국국제수입박람회를 바라보는 두 가지 다른 시선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찬 프로젝트인 일대일로(중국의 현대판 실크로드사업) 연선 국가들의 단결과 시장지배력 장악을 위한 수단이 바로 수입박람회라는 지적이다. 세계 패권을 노린 ‘외교적 쇼’라는 뜻이다. 반면, 실제 참가하는 한국 기업들의 반응은 의외로 긍정적이다. 지난해 참가한 기업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아 올해 참가기업수도 늘었다. 중국의 의도와 별개로 기업의 입장에서 실용적으로 접근할 틈이 넓은 셈이다.
■기업들 만족도 높아
지난 해 1회 수입박람회에 참가했던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내용을 곱씹어보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참가한 업체 가운데 67.2%가 행사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더구나 2회 행사에 참가의향을 밝힌 기업은 무려 71.5%에 달했다. 중국 수입박람회가 중국의 넓은 시장을 대외에 과시하는 상징에 불과하며 일대일로 연선국가들의 상품을 구매해주는 한계를 가졌다는 인식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만족도로 평가된다.
우선, 중국의 각 성 및 기관과의 다양한 네트워킹 활동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게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박람회 기간 중 각 성 및 기관에서 주최하는 다양한 부대행사에 협회와 기업들이 참가할 공간이 많았다는 뜻이다. 더구나 수입박람회에 참가한 기업 가운데 현지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반응이 꽤 높다. 실제 계약이 이뤄지지 않아도 중국 각 성의 거대 바이어들과 네트워킹을 통해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어 행사가 끝난 뒤 매출로 이어질 수 있는 여지가 있어서다. 실제로 1회에 비해 2회 참가하는 한국 기업들의 숫자도 늘었다. 한국무역협회를 통해 올해 참가한 기업은 200개사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14개사가 늘어난 수치다.
■이념보다 실용적 관점 접근
중국국제수입박람회가 넘어야 할 숙제도 쌓였다. 우선, 중국의 글로벌 시장 패권 확대를 위한 수단이라는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중국수입박람회는 2017년 5월 ‘일대일로’ 고위층 포럼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이 개최 의지를 밝히면서 시작됐다. 일대일로와 맞물려 있다는 의구심이 여기에서 비롯됐다.
중국의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시진핑 주석이 애지중지하는 행사라는 점은 양날의 칼로 작용한다. 중앙정부의 힘이 발휘되기 때문에 매머드급 행사로 발돋움하고 있다. 반면, 중국 중앙정부의 관심이 워낙 크다 보니 관료행정주의로 흘러 행사운영의 내실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라 나온다. 지나치게 까다로운 행정절차와 일방적인 일정변경 및 참가기업에 대한 서비스 배려 부재가 도마에 오른 바 있다. 고위층을 위한 의전을 우선시하고 중국이 다른 국가 제품을 사준다는 의식이 빚은 결과다.
이와 별도로 2회 수입박람회의 흥행 여부는 중국 내수시장 침체를 읽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중국 주요 경제지표가 약화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게 중국 당국의 입장이다. 그러나 중국의 체감경기를 들여다보면 상황이 만만치 않다.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실업난과 임금 삭감, 오피스건물의 공실률, 식당 영업의 어려움을 비롯해 저가 위주의 가성비시장 도래 등 디플레이션 징후가 곳곳에 엿보인다.
상황이야 어쨌든 올해 중국국제수입박람회에 참가하는 한국기업들의 기대는 여전히 높다. 중앙정부가 기대하는 목표치 달성을 위해 각 성들이 수입계약에 적극 나선다는 자체가 기업들 입장에선 고마울 따름이다. 한국무역협회 김병유 베이징 지부장은 “일대일로와 연계시켜 수입박람회의 취지를 바라보는 시선이 있는 반면 참가 기업들은 시장성 면에서 흥미를 보이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계약건수를 높이기 위해 행사 전부터 중국의 각 성들과 면밀한 교류를 통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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