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일본 오키나와 인근 해역에서 항공모함 랴오닝을 앞세워 이틀간 함재기 100여회를 출격시키는 대규모 훈련을 실시하며 무력 시위를 강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향해 중국군 전투기가 레이더를 쏜 사건 직후 일어난 움직임으로, 중·일 간 군사적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8일 정례브리핑에서 6일 오키나와 본섬 남동쪽 해상 상공에서 중국군 전투기가 항공자위대 전투기에 간헐적으로 레이더를 조사했다고 발표했다. 기하라는 “항공기의 안전을 위협하는 위험한 행위”라며 중국 측에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2분과 7시8분, 랴오닝에서 이륙한 J-15 전투기가 일본 전투기에 레이더를 비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는 특정 목표를 겨냥하는 ‘록온’ 방식으로 인식됐으며, 실제 물리적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정부와 자위대 내부에서는 이번 대응이 중국 측의 의도적 압박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 이후 중·일 대립이 심화하고 있으며, 이번 사안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위험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전했다. 자위대 내부에서도 “미군이었다면 반격 가능성도 있었을 강한 적대 행위”라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NHK는 6~7일 랴오닝 전단이 오키나와 동쪽 해역에서 이틀간 함재기 약 100회를 출격시키는 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항모 전단은 오키나와 북동쪽에서 남쪽, 서쪽으로 이어지는 해역을 따라 이동하며 섬 주변 절반을 훑는 경로로 훈련을 진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일 간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해 2023년 개설한 군 고위급 핫라인은 이번 사태에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내 안보·외교조사회는 8일 합동회의에서 “중국군의 행동은 극히 위험하며 용납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정부에 냉정하면서도 단호한 대응을 촉구했다. 오노데라 이쓰노리 전 방위상은 “중국군의 레이더 조사가 갈등 수위를 급격히 높이고 있다”며 “자위대가 적절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항모 전력 시위와 일본 전투기 대상 레이더 조사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면서 동중국해와 오키나와 주변 해역의 군사적 긴장은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