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창일 주일대사 내정자 사진=서동일 기자
강창일 주일대사 내정자가 일본 언론들과 만나 “대사로 부임하면 ‘일왕‘을 ‘천황(덴노)’로 부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국민들은 일반적으로 ‘일왕‘이라고 부르더라도, 공식 외교활동에서는 상대국의 고유 명칭을 따라주자는 취지다. 또 과거 9년 전 일이나, 일본 측이 여전히 민감하게 여기는 “북방 영토는 러시아 영토“라는 자신의 발언에 대해서도 해명성 입장을 내놨다.
강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내에서는 대표적인 ‘지일파‘로 손꼽히나, 일본 내에서는 ‘대일 강경론자‘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일본 정부가 불만의 표시로 아그레망(동의) 절차를 늦추거나 거부할 경우, 대사 부임 문제가 복잡해진다고 보고 과거 발언들을 적극 해명하는 자리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요미우리신문과 교도통신에 따르면 강 내정자는 전날 서울에서 서울 주재 일본특파원들과 만나 야당 의원 시절인 2011년 5월 쿠릴열도 쿠나시르(일본명 구나시리) 방문 당시 “북방 영토는 러시아 영토“라고 말했던 것에 대해 “(일본이)러시아에 빼앗겨 점유 당했다는 취지로 말했는데 잘전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강 내정자는 과거 국회 독도특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한국 정치인으로는 처음으로, 러시아가실효지배하고 있는 쿠릴열도를 방문해 ‘러시아 땅‘이라는 취지로 발언을 했다. 당시 민주당 간나오토 내각은 깊은 유감을 표명했으며, 자민당 간사장 대행을 지낸 이나다 도모미 의원은 강 내정자등에 대해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등 격앙된 반응이 나왔었다.
옛 소련은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항복 선언 직전에 하보마이, 시코탄, 구나시리, 에토로후 등 남쿠릴 4개 점을 점령, 이후 사할린주로 편입시켰다. 1956년 옛 소련과 일본간 공동선언을 통해, 4개섬 가운데 하보마이와 시코탄을 넘겨받기로 했었지만, 현재까지 러시아가 실효지배하고 있다. 일본으로서는 ‘되찾아야 할 땅‘이다. 아베 정권 당시, ‘전후 외교 총결산‘을 목표로 러시아와 교섭을벌였으나, 진전을 보지 못했다.
강 내정자는 지난해 일왕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해 초 당시 문희상 국회의장은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퇴위를 앞둔)아키히토 당시 일왕이 위안부 피해자들의 손을 잡고 “‘정말로 미안하다‘고 사죄하면 그 한마디로 (위안부) 문제는 완전히 해결된다“고 주장했다. 이후 강 내정자가 이를 다시 부연하는 인터뷰를 통해 “문의장의 발언은 일왕이 위안부를 위문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는데, 결과적으로 대일 강경론자라는이미지만 굳혔다. 강 내정자는 이번 인터뷰에서 “(당시 발언은) 문 의장 생각을 설명한 것일 뿐이었다“면서 “일본에서 천황의 존재, 역할에 대해 무지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 내정자는 일왕 호칭 문제와 관련해선 “(주일) 대사로 부임하면 천황이라고 부르지 않으면 안 될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국감장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일왕에 대한) 정부의 공식 명칭은 천황이다“라는 밝힌 데 대해 KBS의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공식 외교 명칭으로서는 천황이라고해야 될 거다. 그런데 우리는 일왕이라고 하자“면서 외교 일선과 달리, 일반적으로 우리 국민들은일왕이라고 부르자고 언급했다.
이날 발언은 ‘일왕‘ 명칭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다기 보다는, 외교 사절로서 활동하게 됨에 따라 상대국의 공식 명칭을 따르지 않르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대사로 부임하려면, ‘주재국(일본)의 동의‘라는 아그레망을 받아야 한다. 과거 대일 강경발언들로인해 이 절차가 늦어지는 등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에는 거부 당할 수도 있다. 또 부임도 하기 전에 대일 강경론자라는 이미지가 굳어질 경우, 일본 현지 외교활동에 제약이 따를 수있어 이런 해명의 자리를 가진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강 내정자는 한·일간 쟁점인 징용 문제 해법으로 한국 정부가 징용 피해자들로부터 채권을 인수해 현금화를 피하거나, 1965년 한·일 청구권 협정으로 혜택을 받은 기업들이 중심이 돼배상을 ‘대위변제‘하는 안을 제시했다.
교도통신은 한·일 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강 내정자가 새 주일대사로 부임하면 한·일 관계 개선에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생각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강 내정자는 도쿄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받는 등 일본에서 과거 10년간 체류한 경험이 있으며, 2017년부터 올해까지 한·일의원연맹 회장으로 활동했다.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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