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소프트뱅크의 손정희 회장. 파이낸셜뉴스 사진부
최근 나스닥 ‘고래’로 알려진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마사요시(한국명 손정의) 회장이 고위험 기술주 투자로 400억달러(약 47조5000억원)에 달하는 평가차익을 거둬 1·4분기 투자 손실에 따른 오명을 씻어냈다. 투자자들은 손 회장이 회사를 헤지펀드처럼 운영한다는 걱정에 급히 자금을 빼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소프트뱅크가 고위험 옵션 투자를 감행해400억달러의 평가차익을 거뒀다며 내부에서도 논란이 많았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은 4일 보도에서 소프트뱅크가 올봄에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던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IT 대기업 주식을 약 40억달러어치 사들였으며 관련된 콜 옵션 또한 비슷한 규모로 매입했다고 전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2·4분기 IT 주식 상승의 원동력이 소프트뱅크의 공격적인투자 때문이었다고 분석했다.
콜 옵션은 특정 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로 목표 주식의 주가가 인수 가격보다 올라가면 이익을 보지만 내려가면 손실이 생긴다. FT는 옵션 거래와 관련해 투자 및 대출금 등 소프트뱅크가 입을 수 있었던 손실 규모가 300억달러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소프트뱅크 내부 인사들은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옵션 투자가 너무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초자산과 파생상품을 적절히 혼합해 새로운 현금흐름을 만드는 구조화 투자를 주장했지만, 손 회장의 뜻을 꺾지 못했다.
손 회장의 투자는 처음부터 이토록 공격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통신사 소프트뱅크를 투자회사로바꾸려 했던 그는 2017년에 1000억달러를 들여 세계 최대 벤터캐피털 펀드인 ‘비전 펀드’를 설립했으나 실적이 좋지 않았다. 소프트뱅크는 우버와 위워크 등 투자한 기업마다 큰 이익을 내지 못했고 지난 1·4분기에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조4381억엔(약 16조664억원)의 적자를 냈다. 투자 사업 손실만 1조9000억엔이었다. 손 회장은 이후 미국 T모바일 주식 매각 등 대규모 자산 매각에 나섰고 7월에는 5억5500만달러를 들여 주식시장 투자 부서를 만든다고 선언했다. 해당 금액의 3분의 1은 손 회장 개인 재산이었다. 소프트뱅크는 이러한 노력 끝에 지난 2·4분기에 1조2557억엔의순이익을 냈다.
그러나 손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 방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소프트뱅크가 통신사, 투자사 아닌 사실상 헤지펀드가 됐다는 비난까지 나오고 있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FT 보도가 직후인 7일 오전 도쿄 증시에서 오전장에만 5.4% 급락했다.
파이낸셜뉴스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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