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수출 전년比 12%↓
4분기도 하락세 지속될 듯
9월, 국내기업 배당소득 줄 듯
올해 경상수지 年590억弗
전망치 달성 위해선 남은 4개월간
월평균 62억5천만弗 흑자 필수
수출이 마이너스 흐름을 지속하면서 경상수지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 4•4분기 시작인 10월 수출실적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 경상수지는 5년 만에 전망치(올해 전망치 590억달러)를 밑돌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상수지는 소규모 개방경제 체제인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지표다.
흑자 폭 축소는 금융•자본시장에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 더구나 올 하반기 들어 경상수지 개선 흐름의 지속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경상수지 확대는 일시적으로 국내 기업의 해외 배당수익이 확대된 영향이어서다. 따라서 상품수지 확대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경상수지 흑자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
■수출, 갈수록 악화 중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통관기준 수출액은 1349억32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12.2% 줄었다. 지난 1•4분기와 2•4분기 수출액 증가율을 보면 각각 -8.5%, -8.6%였다. 올 3•4분기 수출이 상반기에 비해 더 부진했다는 의미다.
올 4•4분기에도 수출 하락세 지속이 유력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10월 수출 감소가 14%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0월이 개인적으로 올해 (수출의) 최대 고비가 아닌가 싶다”고 언급했다.
구조적으로 수출부진은 경상수지 흑자에 강한 하방압력으로 작용한다. 우리 경상수지 구조를 보면 수출입을 의미하는 상품수지에서 만들어낸 대규모 흑자가 바탕이 된다.
반대로 서비스수지에서는 대규모 적자가 발생한다. 수출입이 부진할 경우 경상수지 흑자규모 축소가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전망치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 7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590달러로 봤다. 1~8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339억9000만달러다. 전망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남은 4개월 동안 월평균 62억5000만달러 수준의 경상수지 흑자를 내야 한다.
한은이 7월에 내놓는 ‘하반기 경제전망’을 기준으로 경상수지가 전망치를 하회한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5년 만이다. 그동안은 경상수지 규모가 전망치를 초과 달성했다.
■9월부터 배당소득 줄어
9월부터 국내 기업들의 배당소득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남은 기간 경상수지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다.
올해 월 경상수지 흑자가 60억달러를 넘긴 것은 지난 6월 63억8000만달러, 7월 69억5000만달러가 전부다. 지난 8월에도 52억7000만달러로 흑자규모가 상대적으로 컸다.
여기에는 일시적으로 크게 확대된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의 배당금 영향이 컸다.
지난 7월 임금•배당•이자 등의 움직임인 본원소득수지는 흑자는 30억달러로 역대 가장 큰 흑자규모를 나타냈다. 6월과 8월에도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각각 27억7000만달러, 25억6000만달러였다.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00원을 넘는 등 달러화 강세 흐름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해외법인에 쌓여 있는 이익잉여금을 본사로 회수하면서 본원소득수지가 크게 확대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최근 환율이 1170원대로 하락(달러화 약세)했다는 점이다.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예년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대규모 흑자를 내기가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경상수지가 전망치를 큰 폭으로 하회하지 않기 위해서는 수출개선이 필수적이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올 4•4분기 단기로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는 없다고 봐야 한다”며 “반도체가 지난 3•4분기 기점으로 살아나려는 모습은 보이고 있다. 우리 수출에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시장의 회복 여부가 의문”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뉴스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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