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공교육 내 수능 출제’ 방침을 지시한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는 과거 수능시험에 이른바 ‘킬러문항’(초고난도 문제)이 출제된 것에 대해 “우리 소중한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장난친다는 일각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수험생에게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BIS 비율)을 계산하도록 한 2020학년도 수능 국어 영역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이건 정말 안 맞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제한 분들은 ‘국어니까, 읽고 계산해서알면 되지 않느냐’고 하겠지만 변명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신의 사촌 손자·손녀들의 학원 강의 영상을 본 것을 언급하면서 “보고 깜짝 놀랐다. 저도 못 풀겠더라. ‘이건 확실히 아닌데’(라고) 생각했다”며 “이런 아이들이 다른 데 가면집을 살 수 있는 돈을 대치동 아파트 전세에 투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총리는 “정상적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전혀 다른 곳에서 날아온 문제를 푸느라 난리법석을 떨고 학원 가고 이런 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대통령께서 오래전부터 그런 말씀을 하셨다”며 “그런 것이 지난 6월 모의평가에 잘 반영이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한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의 ‘교과과정 밖 수능 출제 배제’ 지시를 계기로 촉발된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 감사와 관련해 “(감사 후에)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으면 책임져야 하는 게 복무 감사”라고도 언급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이주호 교육부총리에게 (취지를) 명확하게 지시한 것 같은데 잘 지켜지지 않은 경위는 분명히 알아야겠다는 것”이라고 언급하며 이번 감사가 평가원은 물론 수능관련 주무 부처인 교육부로 확대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번 복무 감사가 언제까지 진행되며 명확한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복무감사는규정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파이낸셜뉴스 박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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