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군 교동에서 북측 황해도 연안군 일대 선전마을이 보이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북한이 16일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에 다시 진출해 전선을 ‘요새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남북 간 평화와 협력의 공간이었던 개성공단에 북한군이 진주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번 북한의 강경 대응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문재인 대통령이 “더 이상 여건이 좋아지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이제 남북이 함께 돌파구를 찾아나서자”는 간절한 협력 제안을 한 바로 다음 날 나와 충격을 줬다. 남북관계 개선 의지가 전무한 셈이다.
이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와 대적 관계부서들로부터 북남합의에 따른 비무장화 지대들에 군대를 진출, 전선을 요새화할 것”이라면서 한국에 대해 군사적 조치를 취할 것을 밝혔다. 다만 지역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비무장지대는 좁게 보면 지난 9·19군사합의에서 우발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설정한 지상·해상·공중의 완충구역, 공동경비구역(JSA)로 볼 수 있고, 크게 보면 개성공단도 포함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남북 간 합의를 통해 비무장이 이뤄진 지대는 대표적으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지구가 꼽힌다. 특히 개성공단은 과거 북한군 2군단 소속 6사단, 64사단, 62포명여단이 주둔했지만 남북 간 협력시설이 들어서면서 북한은 이 부대들을 다른 곳으로 이전시킨 바 있다.
때문에 총참모부가 예고한 군사적 조치가 그동안 남북협력의 핵심인 두 지역에서 벌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대북정책의 성과이자 상징인 두 곳에 북한이 군을 진주시킬 경우 남북관계는 파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교류협력 사업을 통해 북한과의 관계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북한군의 개성 주둔이 현실화될 경우 공단 정상화 가능성은 더욱 희박해진다. 북한의 강경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정부에 대한 국민 여론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군부대가 개성공단에 오면 기존 시설을 활용하거나 철가할 수밖에 없고, 기업들의 재산권 보호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면서 “향후 시설을 물릴 때도 북한의 조건은 더욱 까다로워질 것”이라면서 우려를 표시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군의 개성공단 진입이 현실화될 경우 남북관게가 더욱 어려워지고 단기적으로는 파탄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이 같은 전망에 대해 “구체적인 사항은 향후 북한의 행동을 봐야 한다”면서 말을 아꼈다.
아직 북한이 실제 행동에 앞서 이례적으로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결정을 거쳐 대응에 나서겠다”고 한 만큼 상황을 섣불리 예단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또 이날 총참모부는 “지상전선과 서남해상의 많은 구역을 개방하고 철저한 안전조치를 강구해 각계각층 우리 인민들의 대규모적인 대적삐라 살포 투쟁을 적극 협조할 것에 대한 의견도 접수했다”면서 군이 직접 개입, 남쪽으로 삐라를 날려 보낼 것을 시사했다.
한편 총참모부의 입장 표명은 지난 13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다음 번 대적 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는 것에 대한 후속조치로서 언급에서 입장발표 이후 불과 3일 만에 이뤄졌다.
파이낸셜뉴스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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