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年 5月 月 29 日 月曜日 7:58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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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말실수에 주목받는 ‘늙은 한국 정치’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가운데)이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김대호, 차명진 후보의 막말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사진=김범석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여야 거대 정당의 헛발질이 이어지며 한국의 늙은 정치가 눈총을 사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화제가 되는 상황에서 거물 정치인들이 말실수를 이어가고 있는 탓이다.

3040 젊은 정치인이 정치를 이끄는 사례가 많은 유럽 등 선진국에 비해 한국 정치가 너무 나이든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터져나온다.

■연이은 지도부 말실수 ‘화제’

김종인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연일 당명인 ‘미래통합당’을 ‘더불어민주당’과 그 전신 격인 ‘민주통합당’으로 잘못 말해 화제가 됐다.

김 위원장은 9일 서울 상봉동 상봉터미널 팔각정 앞에서 진행된 지원유세 연설에서 “이번에도 서울시민들이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하도록 더불어민주당 후보자를 많이 국회에 보내시면 문재인 정부가 시행하는 모든 실정을 한꺼번에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실수는 이번만이 아니다. 미래통합당에 합류한 직후인 이달 1일 서울국립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민’자를 썼다 지우고 ‘미래통합당’이라 적었다. 지난 4일엔 부산 지원 유세 중 “부산 유권자들의 투표 성향을 봤을 대 최종적으로는 통합당이, 민주통합당이 압승하리라고 믿는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7일에도 라디오 프로그램과 인터뷰에 나서 “민주통합당에 가기 전에는”, “민주통합당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라고 두 차례 당명을 바꿔 말했다.

2016년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맡아 대승을 이끈 김 위원장이 반대 정당으로 넘어와 선거를 총지휘하는 상황에서 당명을 바꿔 말하며 정가에선 관심이 적지 않다. 과도한 일정을 소화하며 김 위원장이 무리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실수가 없는 건 아니다.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말실수로 논란을 빚었다. 건강 문제로 지원유세를 최소화했던 이 대표는 ‘부산이 왜 이렇게 초라할까’ 발언을, 이 위원장은 한 TV토론회 리허설 자리에서 ‘코로나19’ 대신 ‘우한 코로나’라고 말해 부적절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한국 정치는 나이만 먹는데… 해외는 젊어진다

얼핏 단순한 말실수로 여겨질 수 있는 발언이지만 연일 실수가 계속되며 일각에선 한국 정계가 너무 늙은 게 아니냐는 비판도 터져 나온다.

실제로 한국 정가엔 젊은이가 설 자리가 없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30대 의원은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 단 한 명 뿐이었다. 40대 초반도 채 몇 명이 되지 않았다. 평균연령은 역대 국회 최고령은 55.5세로, 21대 총선에선 다시 한 번 이를 넘어서 최고령 국회가 될 가능성이 엿보인다.

당 지도부의 노화는 이보다 더욱 심각하다. 말실수를 반복한 김종인 위원장은 1940년생으로 만79세다. 이해찬 대표와 이낙연 위원장은 1952년생으로 만68세 동갑이다. 한국 법정 정년퇴임 시기를 훌쩍 넘어선 이들이 정당 지도부로 선거를 총지휘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정치의 이 같은 추세는 해외 선진국과 방향을 달리한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전 총리,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모두 39세에 국정 책임자로 임명됐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는 38세,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37세에 국정을 이끌었다. 알렉세이 곤차룩 우크라이나 총리는 35세,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는 34세,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31세였다.

이들은 보통 20대에 국회에 들어가 정치 경험을 쌓고 40대 이전에 당 지도부에 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례적 사례가 아니다. 이들 국회엔 3040 정치인이 최소 30%를 넘는다. 많은 경우 40%를 넘기도 한다. 기준을 더욱 엄격히 해 40세 이하 정치인 비율로 따져봐도 덴마크는 41.3%, 프랑스는 23.2%나 된다.

일본과 중국도 각 8.4%, 5.6%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만으로 계산하면 0.67%, 국제적 기준에 따르면 0.33%다.

군부독재 시대에 민주화란 혁신을 이끈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각 20대와 30대에 국회에 입성했다.

파이낸셜뉴스 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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