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 산하 비영리 뉴스매체 라디오프리아시아(Radio Free Asia·RFA)가 예산 확보 실패로 전면 방송 중단을 선언했다. 창립 29년 만에 편집 및 방송 활동이 모두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RFA는 미국의 해외방송을 담당하는 미 정부 기구 ‘미국 글로벌미디어청(USAGM)’의 보조금으로 운영돼 왔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와 티베트, 북한 등 언론의 자유가 제한된 지역에 다언어 뉴스를 제공해 왔지만, 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 불안정과 트럼프 행정부 시절의 보조금 축소 조치가 겹치며 자금 흐름이 막혔다.
RFA는 10월 29일 성명을 통해 “예산 불확실성으로 인해 남은 뉴스 콘텐츠 제작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로 위구르어·티베트어·한국어 서비스 등 다언어 뉴스 공급이 사실상 중단됐다.
언론 자유단체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정보가 통제되는 지역에서 RFA의 역할은 대체 불가능하다”며 “이번 사태로 심각한 정보 공백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중국·미얀마·라오스 등에서는 현지 독립 언론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 RFA의 영향력이 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미국의 ‘소프트파워’ 약화를 상징한다고 분석한다. 워싱턴포스트는 “RFA의 정지로 인해 미국이 정보전(情報戰) 차원에서 유지해온 영향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RFA 측은 “이번 결정은 영구적 폐쇄가 아니라 최소 인력만 유지하는 임시 조치이며, 예산이 정상화되면 재가동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미 의회의 추가 예산 승인 여부, USAGM의 보조금 구조 안정화, 다언어 인력 복귀 등이 쉽지 않아 재개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중단은 언론의 자유가 억압된 지역에서 독립 매체가 얼마나 불안정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는 신호탄이다. RFA가 다시 전파를 송출할 수 있을지는 미국 의회의 대응과 국제 언론 환경 변화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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